박성수(b.1975) 작가는 한남대학교 조형예술대학 회화과 및 동 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서울, 대전, 대구 등에서 20회 개인전을 개최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예비전속작가제와 대전문화재단 후원사업 및 롯데갤러리 지원 사업 등에 선정되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대한경제신문사, 미래여성병원, 구포성심병원 등 기관과 개인컬렉터가 소장하고 있다.
박성수는 자신의 일상 감정을 실은 ‘빙고’와 ‘모모’ 케릭터를 부케이미지로 작품에 등장시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근 그의 그림은 전면 조형구조가 아닌 캔바스면 자체를 동양화처럼 여백을 남기고 사물을 재배치하며 구성하고 있다. 또한 자수기법을 일부 도입하고 강조와 초점 등 조형성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2023년 여행은 나에게 특별한 것이였음을 여행 중반을 넘어서야 그리고 돌아와서 작업을 시작하면서 느꼈다.
처음 출발은 그것에 기대로만 가득했고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여행이 시작되고 하루하루는 즐거움과 고됨의 반복이였으므로 출발부터 이 여행이 나에게 줄 특별함 같은 것을 느끼기엔 시간이 바람처럼, 소나기처럼 지나갔다.
나의 작업 이야기로 넘어가자면, 나는 내가 살아가는 하루의 서사를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을 즐겨했고 그림으로 감정을 드러내고자 하는 섬세한 비밀 적 표현들에 집중했다.
하루의 서사를 그린다. 그렇다. 여행이 시작되고 나는 그림을 그리지 않는 시간을 참 많이 보냈다. 매일 바뀌는 장소와 상황들 앞에서 미션 수행에 온 힘과 몸을 다했다. 그러다 보니 나의 서사는 정리가 되기도 전, 글과 그림으로 되기 전, 나에게 온전히 날것으로 차곡히 쌓였다. 그랬던것 같다. 그래서 그 여행 중에 짬짬이 욕심부려 그려냈던 35점의 드로잉은 그 연속적인 쌓임에 대한 엉키고 불확실하게 사라지는 것을 흔들리지 않고 남겨 불안함에 힘든 내 정신을 가다듬고자 하는 몸부림에 가까웠다. 여행 기간 동안 썼던 글도 그러했다.
여행이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나의 감정적 신체적 나약함에 대한 실망과 스스로 감정을 극복할 수 없는 한계를 조금씩 벗어날 수 있게 되었고 비로소 진정한 여행자가 될 수 있었다.
때때로 이유를 알 수 없이 눈물도 흘렸고 화도 냈지만 그 순간이 사회적 위치에서의 “나”. 그러니까 누구의 딸도 아내도 며느리도 아닌 진짜 박성수의 모습이고 감정을 드러낼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자신의 진정한 모습은 한계에 닿았을 때 알 수있는 것이라 했는데 내가 가지고 있었던 벽을 마주하는 것이 진정한 여행의 목적이 아닌가 한다.
물론 즐거운 시간이 대부분이였고 만족을 넘어선 행복함이 기이하게 다가오는 경험의 반복이였다. 그래서 그 긴 시간 동안 그곳을 그리고 그것을 포기하지 않고 머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다시 시작한 내 그림은 여전히 나의 서사로 시작된다.
서사. 글이 그림이 되고, 그림이 글이 될 수 있는 어느 지점. 그것이 내가 집중하는 것이다. 지나간 것을 그리워하고 감정을 기억해 그려내고 현실의 서사와 그리움을 엮어가는 과정. 믿지기 않는 풍경속에서 달콤한 맛의 바람을 느끼고 몸과 마음의 피곤함을 견디는 경험들은 줄곤 내 서사로 돌아와 그림으로 계속 그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