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갤러리레오 선정 작가
2026.9.1~2026.9.23
Yi Soongu x Gallery LEO : 웃음이난다
갤러리레오 : 세종시 바른5길 37 지하1층
웃음의 종류는 많다. 웃으면 다 좋다고 생각하지만, 냉소(冷笑)나 조소(嘲笑)처럼 부정적인 웃음도 있다. 이순구 작가는 긍정적이고 좋은 웃음을 그린다. 이빨이 다 드러나고 혀와 목젖이 보이도록 시원하게 웃는 그의 그림을 가리킨다면 대개 파안대소(破顔大笑)의 표정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활짝 웃는 주인공으로 성인이나 가족이 등장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으나, 대부분은 어린이가 주인공이다. 화면 속 인물이 어린이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웃음은 개인의 정서적 긴장을 풀어줄 뿐 아니라 타인에게 전파되며 관계의 거리를 좁힌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속담처럼 웃음은 개인의 표정인 동시에 타인에게 건네는 가장 직접적인 감정의 언어이기도 하다. 그래서 웃음은 한 사람에게서 시작되지만 그 사람에게만 머물지 않는다.웃음을 표현하는 방법은 많다. 그런데 이순구의 웃는 얼굴에는 뚜렷한 특징이 있다. 눈은 완전히 감기고 코는 과감하게 생략된 반면, 입은 거대하게 극대화된다. 목젖이 보일 만큼 커다랗게 그려진 입이 얼굴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눈과 코가 한 인물의 개별적인 특징을 드러내는 요소라면, 이순구는 그것을 지우거나 약화시키고 대신 웃음이 터져 나오는 입을 전면에 내세운다. 달리 말하면 그는 “속이 다 보이게 웃는 모습”을 그린다.
여기에 어린이라는 주인공이 더해진다. 아직 사회적 표정을 충분히 익히기 이전, 감정을 감추기보다 그대로 드러내는 존재의 얼굴이다. 따라서 커다란 입과 어린이라는 인물의 선택은 단순한 만화적 과장만은 아니다. 개별 인물의 초상을 넘어 인간의 본성에 가까운 어떤 감정의 상태를 강조하기 위한 반어적 조형 배치라고 볼 수 있다. 아마도 이 점이 이순구의 예술적 메시지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좋은 웃음을 위한 그만의 조형적 방법론은 바로 이 얼굴의 표현에서 시작되고 완성된다. 여러 번 반복된 붓질로 뽀얗게 피어나는 맑은 피부, 커다랗고 하얀 이빨, 한 가닥씩 그려낸 짧은 상고머리의 어린이에게서는 깨끗하고 투명한 어떤 경계의 상태가 보인다. 만화적인 단순함에 유화(油畫)의 물질성을 이용한 반복적 붓질을 더함으로써 단순한 기호를 넘어 회화적 생명력을 얻는다.
웃는 인물 뒤로는 꽃과 나비, 구름과 허공 등 자연의 소재와 공간이 출현한다. 이로써 인물과 배경이 결합한 화면은 문명의 복잡한 공간이 아니라 순전한 자연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자연·사랑·순수·맑음과 같은 정서가 화면 전체를 흐르며, 관객은 그것을 설명으로 이해하기 전에 직관적으로 하나의 기운처럼 받아들이게 된다. 자연과 인간을 분리하기보다 하나의 관계 속에서 바라보는 태도는 이순구가 오랫동안 견지해온 예술적 태도와도 연결된다.
얼핏 보면 만화적 도상이나 기호처럼 단순해 보이는 이 그림의 힘은 바로 그 화면에 감도는 깨끗하고 해맑은 기운에 있다.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일상의 경계 너머를 이토록 단순한 이미지로 보여준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아무렇지 않은 듯 평범하게 해낸다는 것. 그래서 이순구는 어쩌면 힘을 뺀 미술의 고수(高手)인지도 모른다.
이순구 작가의 전시 활동 이력에는 1981년 ‘야투(野投) 자연미술연구회’ 창립전 참여가 이른 시기에 등장한다. 이는 그의 작품 변천 과정과 의식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오늘날 그의 작품은 대중에게 ‘웃는 얼굴’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웃음의 배경을 따라가다 보면 1980년대 자연과 미술의 관계를 새롭게 탐구했던 청년 작가 이순구를 만나게 된다.
‘야투(野投) 자연미술연구회’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금강현대미술제’는 1980년 당시 획일적인 모더니즘과 서울 중심의 제도권 미술에서 벗어나 새로운 현대미술의 방법론을 모색하려 했던 실험적인 미술운동이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당시 각 지역의 지리적·사회적 특성과 결합해 새로운 미술을 모색하던 청년 작가들의 활동과 맞물려 있었다. 이 흐름은 이듬해 야투 자연미술연구회의 창립으로 이어졌고, 당시 미술대학 학생이던 이순구도 그 활동에 참여했다.
이후 이순구는 현장성이 강한 실험미술 그룹 ‘터’에서 활동하면서도 자연과 인간, 삶의 관계에 대한 관심을 지속한다. 자연을 인간이 지배하거나 대상화하는 대상으로 보기보다 그 안에서 인간의 삶과 존재를 되묻는 태도는 그의 오랜 사유 기반이 되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오늘날의 ‘웃는 얼굴’은 1980년대 자연미술과 전혀 다른 곳에서 갑자기 출현한 이미지가 아니다.
형태와 방식이 변화해 왔을 뿐, 그의 작업 태도와 주제는 1980년대 그때와 맞닿아 있으며 지금까지 계속된 하나의 ‘이어 그리기’와 같다.
한국 사회의 가장 뜨거웠던 시대를 지나 1990년대 다원화의 시대와 21세기 정보화·세계화의 환경에 이르기까지 미술의 매체와 형식은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그러나 변화하는 형식 속에서도 작가마다 지속해오는 무엇인가가 있다. 이순구에게 그것은 속이 다 보이는 것, 쉽고 간단하여 남녀노소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것, 맑고 시원하여 마음을 후련하게 하고 다른 사람에게 다시 전해지는 어떤 _것이 아니었을까.
늘 자연과 삶을 바라보는 일상적 태도, 1990년대 사물의 관념적 도상과 회화 양식에 대한 실험, 이후 만화의 문학적 서사성과 회화적 이미지에 대한 독자적인 탐구를 거치면서 그는 끊임없이 버리고 남기는 과정을 반복해왔다. 그리고 마침내 단순한 기호와 상징으로 종합된 자신만의 인물상에 도달했다. 지금의 ‘웃는 얼굴’은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되고 압축된 하나의 회화 형식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순구의 웃음은 단순히 행복한 얼굴을 그리는 데 머물지 않는다. 자연과 인간의 삶에서 발견한 보편적인 감정을 가장 쉽고 명료한 형식으로 되돌려주는 일이며, 삶과 진리가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_안에 함께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웃음에는 동양적 해학과 풍류의 정서가 있고, 자연과 삶을 긍정하려는 오래된 태도가 있다.
이번 《웃음이 난다》전에는 대중적으로 사랑받아온 ‘웃는 얼굴’ 작품이 중심을 이룬다. 그러나 익숙한 대표작만을 보여주는 데 머물지 않는다. 그의 개성과 실험성, 그리고 작품세계 전반의 성격과 변화 과정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아카이브 자료와 미공개 특별 작품을 일부 선보인다. 이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던 ‘웃는 얼굴’ 너머에 축적되어온 이순구의 보다 풍부한 작품세계와 그 맥락을 재발견하고자 한다.
전시 기간 중 마련되는 특별 프로그램 ‘레오살롱’에서는 작가의 작업실을 찾아 그의 작업과 삶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아울러 미술사 속에서 웃음과 표정, 인물을 다뤄온 여러 작품과 비교해봄으로써 이순구의 ‘웃는 얼굴’이 지닌 조형적 독자성을 보다 입체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시대가 변해도 인간에게는 변하지 않는 근원적인 감정이 있다. 이순구는 그 가운데 ‘기쁨’을 선택했고, 그것을 인물의 얼굴과 표정에 집중해 자신만의 회화적 기호로 만들어왔다. 화면 속 사람은 웃고 있다. 그런데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그림 속 인물만 웃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이순구 Yi, Soongu (b.1959)
한남대학교 미술교육과 및 대학원 석사(미술-서양화)전공
공주대학교 대학원 만화영상학 박사
개인전
1990 1회 개인전 [언어진행] 동아전시관을 시작으로
2024 31회 개인전 [꽃은 핀다] 갤러리 조이
2024 32회 개인전 [회복] 올미아트스페이스
2025 33회 개인전 [나비의 미소] 올미아트스페이스
등 33회 개최
단체전·기획전
1981.87.89.90 야투 창립전과 자연미술연구회(금강, 장고도, 산성공원 외)
1989 야투 “안에서 밖으로, 밖에서 안으로” 전(독일 Hamburg대학 전시관)
1988-1989 서울현대미술제 (미술회관)
1989 묵시.함성.오늘.문화 4인전(수화랑)
1989 Beaux-Arts 비엔날레 (프랑스 그랑팔레)
1990 지역청년작가전-미술세계’ 선정(자하문 미술관)
1992 부산 청년비엔날레(부산예술회관)
1993 대한민국 청년미술제 (인천문예회관 전시실)
1995 클리쉐 이미지와 회화 (송산화랑, 청주)
1999 전환의 봄 (대전시립미술관 기획)
1999 그리기그리기 전(한림미술관 기획, 프랑스 문화원)
2000 한․일 현대미술 교류전(대전시립미술관)
2001 한․일 현대미술 교류전(일본)
2003 또 다른 시각의 표현전(서울애니메이션센터 기획 전시관)
2004 10th INTERNATIONAL ANKARA CARTOON FESTIVAL(터키 앙카라)
2004 세르비아 만화전(유고 세르비아 불란서 문화원)
2004 보스니아-헤르체코비아 한국 카툰전
2005 ART OF KOREA 파키스탄(Alhamra Art Gallery
2006 전환된 이미지 Ⅲ (갤러리 룩스, 롯데화랑)
2009 웰컴투 훼밀리(가일미술관)
2010 장자크상페 특별전 국제만화특별전(아람누리 아람미술관)
2012 세계아시테지청소년연극축제 특별개인전(서울 연극센터)
2012 KIAF 한국국제아트페어 (갤러리 나우, 무역센터)
2012 대구아트페어(갤러위 위, 대구엑스코 전시컨벤션)
2013 서울오픈아트페어(갤러리위, 서울코엑스 B홀)
2013 부산아트쇼(갤러리조이, 부산코엑스 전시관)
2014 부산아트쇼(갤러리조이, 부산코엑스 전시관)
2015 부산화랑아트페어(갤러리조이, 부산코엑스 전시관)
2015 가족의 시간(제주도립미술관)
2016 무지개행복 (박영갤러리, 파주출판단지)
2016 7회 광주국제아트페어 (갤러리S,국립아시아 문화전당)
2017 공감의 공간(共間), 위로를 나누다 (슈페리어 갤러리)
2017 오키도키 OKITOKI 전 (롯데갤러리 대전점)
등 150여회
2017-2026 kiaf 및 화랑미술제, 아트페어 24회이상
공모
대한민국미술대전, 동아미술제, 중앙미술대전, 공산미술제 등
저서
「Toon Art Toon」,「만화공간론」,「이순구의 웃는얼굴」, 「웃는가족」
출판(캘린더)
이지출판 “웃는얼굴” 2008
천주교대전교구 2011
삼성생명 2017
국민은행 2018
농협2018
SK 2023
농협 2024
녹십자 2024
교과서: 고등학교[미술창작](교학사)2014 외 중학교 미술,국어교과 등 5종